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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궁 한글편지

19세기 후반경

국립고궁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조선시대 한글편지는 주로 문안인사, 집안일에 관련된 조치 등을 하는 데 쓰였으며, 왕실이든 일반가이든 여성을 중심으로 매우 실용적으로 빈번하게 쓰였다. 상궁의 한글편지는 명성황후를 모시면서 황후의 지시를 받거나 위임받아 민씨일가에 소식을 알리거나 궁궐에 필요한 물품을 요청하기 위해 민영소에게 보낸 것으로, 궁녀들에 의해 대필되었거나 쓰여진 편지이다. 당시 궁궐사정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며, 궁체 흘림체로 쓰여져 있어 연구 자료로 가치가 높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봉서(封書) 받아 보고
기후(氣候) 태평(太平)하신 일 알고 든
든하고 축수(祝手)하오며 여기서는
양전(兩殿) 문안(問安) 안녕(安寧)하시니
축수하옵고 다름 아니라 4,
5개월 전에 친정 아이의 아저씨가 각시
를 수백 리 길[정로(程路)]에 물길로 이
끌어 동소문(東小門) 밖에 묻었는데,
새 청지기[청직(廳直)] 이종덕이가 몇 십 년
버렸던 치표(置標)를 제가 쓸 것이라 하
고 오라버님께 여쭈어 무단(無斷)히 파
내라 하시니 설혹(設或) 그놈의 몇 십
장 무덤 쓴 데를 파헤쳤으면 일의 폐단[사폐(事弊)]의
경중(輕重)을 의논(議論)하시고 민간(民間)에게 팔
린다 하시려니와 치표지기[치표직(置標直)]도 없고
그 묘(墓)를 쓰노라고 산역(山役)을 빌려도
사람 한 놈 들이밀어 보는 놈 없다가
이제 1년이나 된 것을 그놈이
자꾸 제 것이라 하고 치표(置標)한 지 몇 십
년이 되었는지도 모르는 놈이 이렇
듯 하니 그런 고약한 죽일 놈이
어디 있으며, 나도 한편[일변(一邊)] 다행
한 것이 다른 양반과 달라 오라버님
께 걸렸은즉 잘 보아 일이 좋
게 하실 줄 아는데, 어쩌면
오라버님께서 청지기 말을
들으시고 내 앞에 수족(手足)같이
부리는 아이 일가를 파내라
하시니 사실[실상(實狀)] 말이지 10여 년
을 가까운 친척[지친(至親)] 하나 데리고 사는 일 없이 아
래 아이들로 세월을 보냈는데,
청지기는 누구요, 나는 누구입니
까? 집안에 어른이 안 계시고
아버님 돌아가신 후 오라버
님을 부형(父兄) 다음으로 믿는데,
어쩌면 오라버님 손에 일을 못
펴고 도리어 일을 만드시니 야
속(野俗)하여 못 살겠습니다. 청
지기 놈이 얼마나 분수를 모르고 외람되고[우람(愚濫)]
고약한 놈이기에 내 아랫사람과
겨루려 드니 이는 나를 업신
여기는 것이니 아무리 하
기로 오라버님 아랫사람이 다 나
를 업신여기는 일 생각하면
그놈을 쪼개도[육포(肉脯)] 시원치 아니
하니 빨리 내쫓으셔야지 만일 머
뭇거리시면 나를 그놈만큼도 모르시
는 일이오니 이러하고야 세력이 없어[무세(無勢)]
세상을 살 수 없으니, 내쫓
으시고 회답[회서(回書)]하여 주십시오. 산소(山所)는
파내지 못할 것이 산소를 파내면
내가 그만 못한 것도 오빠께 청(請)
하면 들으실 텐데 이처럼 하
는데 파내시면 오빠가 지극히[지상(至上)] 나를
세력이 없이 여기시고 푸대접하시면[소대(疏待)] 죄화를 입은 집안의
자손이라[화가여생(禍家餘生)], 진정(眞正) 야속(野俗)하고 서럽
습니다. 산소(山所)는 파내지 않으나 그리 아십
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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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정보

  • 제목: 상궁 한글편지
  • 제작연도: 19세기 후반경
  • 권리: 국립고궁박물관
  • 재료: 피지초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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