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건설로 인해 잘려 나간 우면산 자락의 양단을 잇는 생태교량을 설계해야 하는 과제를 앞에 두고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생태교량의 가장 중요한 이용자는 야생동물이다”라는 매우 기본적인 사실이다. 따라서, 최우선 주안점은 자연토양에 기반한 주변 서식지로부터 물 흐르듯 이어지는 서식지를 교량 인공구조물 위에 조성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2m 깊이의 토심을 확보하는 것이다. 깊은 흙의 무게를 떠받치면서 그 자체가 아름다운 구조를 가지는 교량을 설계하기 위해 교량의 상부와 하부, 둘로 나누어 생각했다. 상부는 동물이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양쪽 능선 지형의 완만한 부분을 연결하여 수평적으로 설계했고, 하부는 잃어버린 우면산 지형을 구조적으로 재현한 셸 아치(shall-arch) 구조를 통하여 상판의 하중을 지지함과 동시에 서울의 진입 관문이자 경관적으로 중요한 양재고개의 도시 경관적 가치를 부각하고자 했다.
각형강관의 적용은 비단 구조적인 해결 방안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강관의 빈 공간이 상부에 조성될 서식지 물 대기에 필요한 물의 저장소, 즉 인공적 대수층(aquifer)으로 쓰이도록 했다. 이 빈 공간은 또한, 기후변화로 인해 늘고 있는 집중호우 시 상부 교량으로부터 흘러내리는 우수의 방출 속도를 저감 시키는 수직적 유수지(vertical detention pond)로도 기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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