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한글편지는 주로 문안인사, 집안일에 관련된 조치 등을 하는 데 쓰였으며, 왕실이든 일반가이든 여성을 중심으로 매우 실용적으로 빈번하게 쓰였다. 상궁의 한글편지는 명성황후를 모시면서 황후의 지시를 받거나 위임받아 민씨일가에 소식을 알리거나 궁궐에 필요한 물품을 요청하기 위해 민영소에게 보낸 것으로, 궁녀들에 의해 대필되었거나 쓰여진 편지이다. 당시 궁궐사정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며, 궁체 흘림체로 쓰여져 있어 연구 자료로 가치가 높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봉서(封書) 보고 든든하오나 종시 깨
끗하지 못하신 일 답답합니다.
여기는
세자의[저소(邸所)] 정황[제절(諸節)]이 만안하오시니 경
축(慶祝)이온데 수진궁(壽進宮)에 사는 당
하(堂下)의 김상궁(金尙宮)이 녹지(錄紙)에 적
기를 유진한과 최주항이가 당
하(堂下)인데 변가가 노차지(次知)를 끼고 제가
뺏어가려 하니 유•최 두 사람은
차례가 갈 차례인데 가게 하려
하니 무지(無知)한 궁임(宮任) 불러
말하기 싫어 차지(次知)에게 기별
하기를 유가와 최가가 갈 차례
인데 변가가 역리(驛吏)로 가게다
한다니 유가 • 최가 • 변가 할 것
없이 공정(公正)하게 하라 하였
더니 차지(次知) 말이 녹지(錄紙)대로
유가와 최가가 가게 하였다고 한
것인데 언제는 제가 가겠다고 녹
지(錄紙)의 적어 청(請)하고 언제는……(뒷부분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