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의 관계성은 우리가 본 스튜디오에서 추구해온 개념으로서 일차적으로 사람과 사건 사이의 관계를 고려하고 여기에 단순한 특수성이라는 개념을 더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각각의 건물들은 상호 관계망으로 연결될 뿐만 아니라 그 관계망의 일부가 된다. 이 맥락에서 ‘제3의 공간’은 정해진 논리에 따라 생성된 다른 공간의 일부이면서도 그러한 생성 논리에 의해 형성되거나 구조화되지 않는 공간을 뜻한다. 따라서 제3의 공간은 불확정성의 관계 측면에서 규정된다. 실제로 불확정성 관계가 의도적인 차단과 그에 따른 자율성의 구현물인 틈을 규정하고 생성한다. 영등포의 대선 제분 공장을 보면 교통 인프라, 쇼핑몰, 주거지, 시장, 경공업, 공방, 홍등가 등으로 둘러싸인 장소의 산업 유산 재생에 대한 몇 가지 의문이 솟아난다. 우리는 ‘재래식’ 개발 접근법 대신, 기존 건물의 내부와 건물 사이에 ‘제3의 공간’을 끼워 넣고 장소에 맥락을 더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구체적으로는 소규모의 공공 예술 도서관을 만들어 인근의 예술 공동체를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관점으로 도서관 유형과 개발 논리를 고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