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1. - 2015. 11. 30.

황금산프로젝트: 예술선감

경기창작센터

멀리서 보면 섬 같지 않고 큰 언덕처럼 보인다고 하여 부르기 시작한 대부도는 시화방조제로 연륙되었지만 아직 섬이다. 수도권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대부도 바닷가에는 선창과 경관 좋은 곳이 많아 주말이면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낙지가 팔방으로 다리를 뻗고 있는 형태의 대부도 중앙에 위치한 황금산(해발 167m)은 대부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산이다. 멀리서 보면 황금빛으로 빛나는 큰 언덕 황금산은 시화호부터 서해안까지 사방을 빙 둘러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대부도 초중고 교가에서도 “서해의 푸른 물은 우리 맘이요 황금산 그 자체는 우리의 기상...”이라고 노래하듯이 예로부터 황금산은 대부도 그 자체였으며, 훼손하면 화를 당하는 상징으로 황금산을 신성시하였다. 이곳 대부도 주민들에게 황금산에 관한 오래된 설화 중 하나인 「황금산의 나무귀신」★ 을 보면 황금산을 대하는 이들의 정서가 잘 드러나 있다. 마을 주민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는 교훈으로 삼고자 황금산의 나무를 베는 것을 자기 자식의 목숨과 바꾸는 것으로 징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94년 시흥시 오이도와 대부 방아머리를 잇는 12.4km 시화 방조제 공사로 인한 골재 채취로 황금산의 실제 높이는 145m로 고도가 낮아져 있다. 대부도의 상징인 황금산 자락은 남북으로 언덕이 깎여 있고. 정상에 설치된 송전탑에 가려 북쪽 시화호는 볼 수 없다. 대부도 지역 학생들이 즐겨 소풍 갔던 황금산은 이제 서서히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추억만 남아 있는 곳이 되어 버렸다. 제 살을 깎아 만든 방조제로 인하여 어종이 풍부한 갯벌이 사라져 이제는 바다 보다 육지에서 포도 농사나 어촌 체험 마을 및 관광산업으로 주민들의 삶의 방식이 많이 바뀌었다. 자본의 이해관계가 소용돌이치는 대부도의 현 상황을 황금산이 상징적으로 잘 보여준다. 수시로 변하는 거친 바다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한 이곳 섬주민들의 저변에는 도전적이고 직설적이며 폐쇄적인 멘탈이 아직 남아 있다. 자본에 의해 잠식 되어 가는 대부도는 이런 섬 특유의 정체성과 색을 잃어 가고 있다.

바다와 갯벌이 만나는 곳에 망둥이가 무리를 이루고 낙지, 바지락, 맛 등 수많은 갯벌 생물이 서식한다. 그러나 가로막힌 방조제로 인하여 뻘은 더 이상 새 생명을 잉태하지 못하고 점점 개체 수가 줄어 들어 갯벌이 죽어 가고 있다. 이는 곧 이곳 사람들의 생태 환경에도 영향을 준다. 할 일 없이 뻘 속에 묻혀 버린 고기잡이 선박들은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한 포토존이 되고, 부둣가나 해안에 방치된 어구들은 이제 심각한 환경문제가 되어 버렸다. 대부도 방아머리 입구에서 부터 해안가까지 늘어선 상가들의 광고판은 고즈넉한 황금산과 해안가 아름다운 갯벌을 가려 현란하기만 하다.
무질서하게 진행되는 개발로 인하여 만신창이가 되어 가는 대부도에서 예술로 지역 재생을 실행하는 황금산 프로젝트는 망각의 늪에 빠진 황금산을 다시 끄집어내어 바라 보게 하는데 큰 목적이 있다. 2014-2015년 아르코 지역 재생 +예술 공모 사업에 선정된 황금산 프로젝트는 봄날예술인협동조합과 경기창작센터의 기관 협력사업으로 예술 선감과 아지타트 2개의 카테고리로 진행하였다. 지역의 다양한 이야기를 매개로 사람, 자연, 생태와 소통하는 ‘예술선감 프로젝트’와 공연, 교육프로그램 등 지역 주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커뮤니티를 위한 ‘아지타트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일차적으로 2014년부터 대상지 선정을 위한 지역 리서치와 주민을 상대로 한 퍼블릭샤렛을 기초로 경기창작센터 주변 대부도 선감마을과 매립지인 내수면 일대로 집중하기로 하고 범위를 한정 하였다. 경기창작센터 주변 선감마을과 내수면은 과거 경기창작센터 전신인 선감학원의 가슴 아픈 흔적이 아직 발견되고 방치된 곳이다. 특히 예술선감이 펼쳐지는 선감도 매립지인 내수면은 옛 염전으로 선감 학원생들의 노동력 착취 현장이었던 곳이다.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 총알받이로 삼기 위해 설립된 선감학원은 해방 이후 전쟁고아와 부랑아 수용시설로 사용되었으며, 한동안 도립 직업전문학교로 사용되다가 2009년부터 경기창작센터로 개관하여 지금까지 이어 오고 있다. 경기창작센터는 매년 50여명의 국내 작가와 해외 작가들이 3개월에서 2년까지 머물면서 작업하는 예술창작레지던시 기관이다. 이런 좋은 인프라를 지역에 녹여 낼 수 있는 방법으로 지역 협력 예술 프로젝트를 실행하기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작가들이 대부도라는 특수한 환경에 적응하고 지역 협력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기에 레지던시 기간이 너무 짧고, 지역과 호흡하고 지속 가능한 관리와 연속성을 가지기에 역부족이다. 그래서 지역 협력 커뮤니티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은 작가들이 기획 레지던시 작가로 일정 기간 연장하며 작가들은 단체 혹은 개인적으로 지역 협력 예술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수행한다. 이러한 작가들을 대상으로 프로젝트 설명회와 공모를 통하여 2015년부터 선감마을과 내수면 갈대밭에 황금산 프로젝트를 실행하였다.

황금산 프로젝트는 가슴 아픈 과거를 고스란히 간직한 이곳에 치유를 바탕으로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곳으로, 해야 할 시점에 실행하는 예술 프로젝트다. 지역의 역사와 삶의 기록, 개인의 추억들이 경기창작센터 입주작가들의 다양한 시선과 결합되어 선감도에 문화 예술의 꽃을 피우게 되는 프로젝트로 발전시켜 이를 토대로 경기 서해 연안의 섬을 잊는 문화 예술 에코 뮤지엄을 형성하는 밑거름 역할을 하였으면 한다.

-정기현(예술감독)

배 띄워라
박준식

일본은 일제 치하 시절 함경도에 영흥학교, 전라도 목포에 목포학원, 1942년 안산 선감도에 선감학원 등 감화원을 설치하여 식민지 지배 정책에 철저히 순응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을 하였다. 열악한 수용 시설, 외부와의 접촉 차단, 상상을 초월하는 인권 유린, 자급자족이라는 미명하에 이루어진 노역이 있었다. 탈출시도로 인한 사망, 구타 또는 영양실조, 굶주림을 참지 못하여 초근목피(草根木皮)를 씹다가 독버섯류를 잘못 먹어 죽는 경우 등 수많은 어린 소년들이 희생되었던 그 곳! 지금의 경기창작센터!
그리고 나는 소년들의 피 비린내가 베어있는 이 곳, 바로 옛 선감학원 터 그 건물에서 먹고, 자고, 작업을 하며 사는 작가다. 한 끼니 만 굶어도 핑~ 도는 것이 죽을 것만 같고, 시간 반도 되지 않는 아트농장의 잡풀 제거 작업에도 다리가 후덜덜, 하고 싶은걸 못하게 되기라도 하면 주둥이가 됫발은 나오기가 일쑤인데 하물며 소년들인데 어떻게 그 시절을 견뎌갔을지...

소년들의 조막손으로 채석하여 방조제를 만들어 바다가 육지가 되어버린 선감동. 현재는 다양한 염생식물과 아름다운 갈대밭으로 변한체로 버려져있지만, 1946년 선감학원의 수많은 아이들을 동원, 희생시켜 금싸라기와도 같은 소금, 인간이 인간을 짓밟는 힘의 원천이 되었던 염전의 옛 터 위에 작업을 설치하게 되었다. 동물들도 먹을 만큼만 사냥을 한다는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왜 음식도 땅도 편의를 위해 만든 화폐까지도 쌓아두려 안달을 부리게 되는 걸까? 아마도 정신병이지 싶다. 해방된지 이제 겨우 70년이 지났다. 이겨내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었으니 좀 더 기다려 보기로 하자. 사라진 바다는 어부의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게 했고, 배는 버려졌다. 어부들은 희망을 잃고 지금의 내수면을 바라보고 있었으리라. 어부는 깊고도 긴 한숨을 내 쉬었으리라 아니 곡을 했으리라. 이 나라 어디 한 곳 곡소리가 나지 않았던 곳이 있을까!
아픔을 이겨낸 척, 그런 일은 없어다는 듯이 살아내고 있는 그들을 태우고 여행을 떠날 배를 갈대 밭 위에 띄워 놓았다. 일 나갈 채비를 하는 어부의 희망에 찬 거친 숨소리와 만선을 본 듯한 상상을 하며 갈대밭 위에 배를 띄웠다. 전쟁도 선감학원도 염전도 없었던 그 바다위에 어제 밤 새로 수리해 놓은 어망이 잔득 실려 있는 비린내 나는 배를 갈대밭 위에 띄운다.

반딧불이 날다
양쿠라

경기창작센터 앞에 위치한 내수면 갈대밭은 과거 선감학원 시절 수용소 어린아이들의 노동력을 착취한 염전자리였으며, 탈출을 시도하던 아이들이 바다에 빠져 돌아 올 수 없던 장소이다. ‘반딧불이 날다’의 작업은 야간에 주로 보여 지는 키네틱 작업으로 과거 선감학원 아이들의 아픔을 기리고자 한다.
'반딧불이’ 흔히 ‘개똥벌레’라고 알려진 이 곤충은 현재 천연기념물로 환경오염이 아주 적은 곳에서만 서식하는 일년생 곤충으로 250여일을 수중에서 애벌레로 생활을 하다 봄비가 오는 시기 땅으로 올라와 한 달 넘게 번데기 과정을 거처 어른벌레가 된다. 그리고 단 2주 동안 이슬만 먹으며 빛을 내다 죽는다. 이러한 ‘반딧불이’의 삶은 때론 숭고함이 느껴질 정도로 아름답고, 애처롭다. 과거 선감학원 아이들처럼…….
내수면 갈대밭 초입부터 설치된 ‘반딧불이’ 작업은 석양이 지는 일몰시부터 자정까지 갈대밭에 반딧불이가 빛을 밝히며 비행한다. 최대한 자연스런 움직임을 연출하기 위해, 모터의 회전력과 자석의 운동성을 이용하여, 불규칙한 움직임을 연출할 수 있었다. 또한 일정한 시간만 가동되는 방식으로 기존의 동식물들의 피로도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작을 설계하였다.
시커멓게 깜깜한 갈대밭에 반짝이는 총 50마리의 반딧불이는 과거 선감도의 아픈 역사의 원혼들을 빛으로 달래며, 갈대밭에 다시 살아 숨 쉬는 감성을 전달 하고자 한다.

天上天下
윤형민

작품은 <도덕경>의 한 구절, 人法地, 地法天, 天法道, 道法自然(사람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본받고, 하늘은 도를 본받고, 도는 스스로 그러함을 본받는다, 25장)의 재해석으로, 물 위의 ‘반영’을 이용해 상반된 의미를 지닌 天上과 天下의 관계가 이분된 것이 아니며 서로 불가분함을 드러낸다. 우리 선조들이 물에 비친 달 그림자에 주목해 사고했던 것처럼, 물 표면은 빛의 반사가 생길 때 사색의 공간이 된다. 그 표면은 여기서 天上과 天下사이의 경계가 되니, 이생과 저생의 접점으로 볼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번역의 의미와 사물의 재맥락화 과정에 관련해 작업을 다루어왔다. 여러 형태의 텍스트나 이미지를 새로운 환경으로 옮겨오며, 그 과정을 통해 종종 우리가 평소 사물을 이해하는 방식의 역설을 드러내고자 한다. 본래 <天上天下>는 영어 버전이 먼저 만들어졌다. 캐나다 밴쿠버 차이나타운에 소재한 중국정원의 초대로 만든 장소 특정적 작품 <heaven and earth>는 물위의 반영을 위해 물구나무 세워진 단어들(EARTH, REFLECTS, THE, HEAVENS)이 연못 위에서 자유롭게 문장을 형성한다.
<heaven and earth>가 문자들의 자유로운 움직임에 의해 사건이 횡적으로 일어나는 것과 달리 종적인 이미지의 <天上天下>는 물 표면이 두 세계의 접점이 된다. 그리고 천하와 천상이 다를 바 없이 하나임을 보여주는 비젼은 그 두 세계의 접점에 머물러 있을지 모르는 지난 역사내 선감학원의 영혼들을 달래는 과정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밀물과 썰물, 비, 바람 등의 지역의 자연 조건은 반영의 형태를 끊임없이 바꾸며 물이라는 스크린을 조정한다.

비상의 다리
이대송

다리의 은유적 의미가 단절된 두 세계를 연결하는 것에 있다면, 황금산 프로젝트의 다리 작업은 과거 선감학원의 역사 속 비극을 현재의
창작센터의 예술 작업을 통해 새롭게 환기시킴으로써 두 시공을 연결하는 환유의 오브제를 만드는 것에 있다. 자유를 위해 탈출하여 달렸던 염전 갈대밭에서 아이들은 뻘에 갇혔고 밀려오는 바닷물에 생명을 잃었다고 한다. 아마 턱밑까지 차오르는 바닷물 위로 절실하게 내배던 거친 숨만큼 무엇과 비교해도 가장 필요했던 건 바로 그들을 섬 밖으로 데려다 줄 ‘다리’였을 것이다. 오도 가도 못한 채 죽음을 기다렸던 어린 생명들을 하늘로 이끌어줄 초월의 다리를 제안 하고자 한다. 이 다리는 현재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흔적의 염전을 거슬러 올라 물결치는 갈대밭을 넘어,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 끌어 올려줄 시공을 가로지르는 다리일 것이다.
복잡한 도구, 기술, 많은 노동력 그리고 값비싼 재료로부터 벋어나, 어디서나 생산되고 구할 수 있는 길이 3.6m의 나무 각재를 접합하여 단순하지만 스마트한, 50m의 다리를 짓게 되었다. 오직 드릴과 육각렌치 2개의 도구로 4명이 7일 동안 작업하여 비상의 다리를 구현하였다.
비상의 다리는 육체가 건너는 다리가 아니다. 전망 다리라는 건널 수 없는, 이율배반적인 다리를 지은 건 바로 사람의 마음을 건네기 위함이다. 물결치는 갈대파도와 석양에 붉게 물든 공간 속으로 걸어 갈 때면, 마음은 시간을 넘어 발 밑, 그 땅에 죽어가던 그 순간으로 넘어가게 된다. 갈대를 흔드는 그 붉은 바람은 머리를 빗어대고, 내민 손을 잡은 그 영혼은 민들레 씨앗처럼 가볍게 날아올라 뻘에 묻힌 그들의 몸을 꺼내 줄 것이다. 물리적 공간과 심리적 공간은 이렇게 공명하고 서로를 건너간다.

황금산 부엉이
이윤기

매일 아침 창문을 열면 선감마을 갯벌과 바다가 보입니다. 옛 염전자리가 있던 내수면과 마을길을 산책하다보면 복잡한 머릿속이 시원
해지고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대부도 갯벌에는 낙지와 바지락이 풍부하고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경기만 일대의 대표적 관광명소로 손꼽힙니다. 그래서 대부도 주민들은 삶이 여유롭고 풍요롭습니다.
하지만 90년대 중반 육지와 연륙이 되어 물길이 바뀌었고 바다의 물고기가 줄어들어 더 이상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일하던 어부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바다를 막는 방조제 공사로인해 대부도에서 가장 높은 황금산도 파헤쳐졌습니다. 연륙이 되면서 외부에서 많은 인구가 몰려들었고 원주민의 생활 방식도 변해버렸습니다. 대대손손 살아온 마을들은 보상 문제로 난리를 치르고 공동체는 점점 나약해져 버렸습니다. 어두운 밤바다 폭풍우를 만나 길을 잃은 어부의 심정과 같았을 것입니다.
어느 날 스승님과 내수면 갈대밭 길을 걸으며 여유가 좀 생기면 예술가들이 사는 경기창작센터 옥상에 멋진 작품 하나 올려놓자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몇 해가 지나 “황금산프로젝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과거의 아픈 역사를 치유하고 지역공동체가 복원되고 되살아나도록 예술선감에서 “황금산부엉이”를 제작하기로 하였습니다.
옛날부터 한 고을에는 부엉이 한 쌍이 살았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부엉이의 큰 눈이 밤을 지키고 길을 열어주는 지혜로운 존재라고 믿습니다. 섬과 육지가 연육이 되어 삶의 방식이 변하고 예전처럼 그 기능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우리는 바다와 함께 공동체적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예술섬 대부도에도 부엉이가 살고 있지 않았을까요? 또한 예술섬 어딘가에 커다란 등대가 있지는 않았을까요? 부엉이의 눈에는 커다란 LED조명이 설치되어 빛을 전합니다. 첫 번째 깜박이는 빛은 예술섬의 역사를 치유하는 신호이고 두 번째 깜빡이는 빛은 우리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전하는 예술의 빛 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주황색칼라를 선정하여 어둠에서도 잘 들어나도록 하였습니다.
밤바다의 등대처럼 길을 안내하며 바람을 이겨내고 예술섬과 갯벌을 가로질러 희망의 빛을 섬 곳곳에 전하는 상징이 되었으면 합니다.

소금꽃 전망대
정기현

소금을 생산하던 이곳에는 아직 염전의 흔적이 남아있다. 오랫동안 방치된 곳으로 현재는 무수한 염생식물과 갯뻘생물이 공존해 있는 곳이다. 이곳에 소금꽃 전망대를 설치하여 내수면 전체를 조망하고 예술생태공원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수 있게 한다. 전망대 주변으로는 계단식 밭을 만들어 이곳에 서식하는 염생식물을 표본으로 식재한다. 물이 귀한 섬에 빗물 취수시설을 장치하여 항상 식물들에 물을 공급 할 수 있게 한다. 내부에는 소금박스를 놓아 주변 습기를 머금은 소금이 간수로 변하고 밑에 설치한 나무에 떨어진다.
대부도와 선감도를 연결하는 대선방조제 선착장 끝에는 동환이네 칼국수집이 있다. 칼국수에 다양한 조개를 많이 넣어주고 양도 엄청나서 현지인들이 즐겨찾는 곳이고 한번 오면 꼭 다시 찾는 곳이다. 방조제가 생기기 전에는 선착장이 번창하여 많은 포장마차가 있었으나 지금은 뱃길이 끊겨 동환이네 하나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동환이네가 있는 산착장 너머 해안가에 커다란 고래뼈 같은 죽은 나무가, 떠밀려 온 건지 아니면 늘 그 자리에 있었던 건지 알 수 없지만, 오랫동안 내 머릿속에 하얗게 변하여 각인되어 있었다. 이 나무를 옮겨와 전망대 밑에 설치 하였다. 소금은 주변 습기를 머금고 간수로 변하여 나무에 떨어지고 나무는 소금꽃을 피운다. 시간이 흘러 나무는 소금꽃 나무로 변해 간다. 이는 과거 선감학원 시절 억울하게 희생된 어린 학생들과 현재 세월호 침몰로 희생된 학생들을 기억하기 위한 시공을 초월하는 메모리얼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섬이었던 시절 이곳을 탈출하기 위해 거친 바다에 몸을 던졌던 어린 영혼들과 알 수 없는 그 무엇으로 인해 어처구니 없게 희생된 세월호 학생들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금꽃으로 다시 피어나길 바란다.

Promenade
정승원

이 프로젝트는 레저와 관광지로 무분별 하게 개발되며 전통적 생활방식이 바뀌어 가고 있는 현재 대부도의 모습을 보며, 아직 남아있는 서해의 섬마을로서의 대부도의 풍경을 재구성 해보고자 진행했다.
프롬나드(promenade)는 프랑스어로 ‘산책 혹은 산책로’를 뜻한다. 이는 단순히 ‘걷다’라는 동작 이외에 거닐면서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등의 감각적, 지적 작용도 포함하는 단어이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새로운 장소에 도착 했을 때 그 곳의 지리적 위치와 특색, 환경을 체감하며 파악하기에는 산책만큼 좋은 방법도 없는 것 같다. 프로젝트에 사용된 꽃게잡이 원형 통발은 이곳 대부도에 처음 왔을 때부터 산책을 하며 관심 있게 보았던 어구들 중 하나이다. 수명이 다한 낡은 통발은 쓰레기 처리비용이 부담스러워서 그냥 바다에 버리고 오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이야기를 마을의 낚싯배 선장님에게서 전해 들었다. 바다 속에 버려진 이 폐통발들은 해양 생태계와 환경을 위협하며 심각한 오염원이 되고, 이로 인해 수자원을 황폐화 시키는 유령어업(Ghost fishing)이란 현상의 주 원인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이렇게 산책을 하며 발견했던 재료와 대부도 사람들, 그리고 그들에게서 전해들은 이야기들을 나는 다른 맥락 위에서의 ‘산책’ 이야기로 풀어내고 싶었다. 관람객들이 갈대밭 오솔길과 연결된 프롬나드를 천천히 거닐며 통발 그물 사이로 보이는 갈대밭의 풍경과 생태환경을 느끼고 체험하는 동시에, 선감도와 선감학원의 가슴 아픈 역사에서부터 오늘날의 연륙 개발된 대부도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이 지역에 대한 이야기들을 환기시키며 걷고, 느끼고, 감상할 수 있는 또 다른 풍경을 제시하고자 한다.

옛 선감 이야기 지도
조민아

ARKO 공공미술 시범 사업인 황금산 프로젝트 중 제작된 ‘옛 선감 이야기 지도’는 현재 대부도 해양생태 문화해설사회의 회장이신 김선철 선생님이 제작한 ‘대부도 옛 이야기 해설지도’를 기초로 감수와 자문을 받고 현장답사를 통해 제작하였다. 수차례 대부도 현장 답사 및 미팅이 진행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도움과 관심을 보내주신 지역 어르신들의 자문도 포함되어있다. 시화방조제와 간척사업으로 인해 변모된 대부도가 지닌 지형과 역사적 소재는 다양했지만 밀도 있는 지도의 형식이 되기엔 광범위하여 경기창작센터가 자리 잡은 선감도와 불도, 탄도를 중심으로 범위를 좁혀 작업을 진행하였다. 이곳의 옛 모습과 구전으로만 전해졌던 이야기, 지명을 지도 위에 이미지로 구성하였다. 옛 선감의 주민들의 생활방식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인물들을 배치하고 간결한 표현방식을 사용하였다.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도 살고 있는 곳의 역사와 지명을 더 쉽게 이해하고, 잊혀 가는 예전의 지형과 삶의 모습을 기록하였고 작품은 안내판과 리플렛으로도 제작되어 보다 많은 이들에게 선감도에 대한 이야기가 접해질 수 있도록 하였다.

빛으로 그린 대부도
최보희

대부도는 앞으로는 드넓게 펼쳐진 바다가 멋진 장관을 이루고, 그 뒤로는 서서히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떨어지는 해를 보며 이 곳만의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낙조가 유명한 곳이다. 또한 대부도의 포도는 현재 대부지역 지역경제의 중심작물로 자리 잡고 있어 어디서나 포도밭과 비닐하우스를 볼 수 있다.
이러한 대부도의 풍경을 대부농민들의 삶의 터전인 비닐하우스를 이용하여 예술작품으로 재탄생시키고, 해가 없는 밤에도 재현해 볼 수 있는 설치작품을 제작하고자 하였다. 대부도의 지역성을 살린 풍경들을 비닐하우스 안에 조명과 함께 설치하면 사람들은 불빛에 비친 대부도 낙조 경관과 포도밭 풍경을 그림자로 볼 수 있게 된다. 해질 무렵 포구에 정박한 자그마한 고기잡이배와 갈매기들은 살랑살랑 움직이고, 탄도항의 누에섬과 풍력발전기 그리고 주렁주렁 열린 포도밭에서 포도를 수확하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어우러져 대부도의 밤하늘을 빛내준다.

경기창작센터, 봄날예술인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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