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지신장도(十二支神將圖)

국립무형유산원

대작을 할 때마다 매번 큰 작품에 쓰일 최고의 천을 고르는 일부터 이전에는 한 번도 만들어 본 적 없는 큰 치수의 수틀을 제작하기 위해 전문가를 물색해야 했습니다. 어쩌면 자수와는 관계없어 보이는 모든 과정에서 그 누구도 가보지 않았던 길을 열어가야만 하는 입장에 있다 보니 어려움도 컸고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그 시간 동안, 저는 스스로에게 최고의 상을 줘도 될 만큼 최선을 다해왔다고 자부합니다. 자부심은 제가 수를 이어가는 힘이고 보람이며, 힘들때마다 제 안을 돌아 저를 정화시켜주는 맑은 물과 같았습니다. - 최유현

쥐의 모습을 한 자신장(子神將)은 북쪽을 수호하는 임무를 지니며 만월보살의 화신으로 일컬어 진다. 달이 밝게 빛나도록 늘 맑은 물을 채워 넣는 신이 바로 만월(滿月)보살이다. 달에 채우는 물을 마셔버리는 마귀를 잡기 위해 쥐의 형상으로 변해 인간세상에 내려왔다고 한다. 채워도 채워도 또 비워지는 달의 물을 길어 넣듯 늘 바쁘고 피곤하지만 세상에 빛을 선사하는 의미 있는 존재다.

소를 표현한 축신장(丑神將)상이다. 소는 천수천안(千手千眼)보살의 화신이라 전한다. 천수천안보살은 인간이라면 마땅히 갖추어야 할 눈과 손을 만드는 임무를 맡고 있다. 그런데 눈과 손이 실수를 일으켜 세상을 혼란하게 하자 직접 내려와 정리했다고 한다. 세상의 온갖 잘못과 혼돈을 관리하는 임무를 지닌 만큼, 우직하고 근면한 성품이다.

인신장(寅神將)은 수레바퀴를 만드는 대륜보살의 화신이다. 신들은 대륜보살의 수레를 타고 두루 맡은 지역을 다스린다. 더불어 인신장은 호랑이의 모습으로 세상의 불안과 공포를 멸하고 죄를 징벌한다.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지만 약한 이들을 돕고 보살피는 정이 있는 존재로 묘사된다.

토끼의 모습을 한 묘신장(卯神將)은 수월(水月)보살의 화신이다. 수월보살은 어둠을 물리치기 위해 밤을 밝히는 존재인 달을 만들고 불을 밝히는 밝은 물을 채우는 일을 한다. 묘신장은 물에 비친 달을 보고 사람들이 진짜 달과 혼동하여 혼란에 빠질까 염려해 토끼의 모습으로 지상에 내려왔다. 물에 비친 모든 달을 건져내 혼란의 싹을 없애겠다는 발원을 한만큼 묘신장은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는 강한 인내와 의지를 상징하기도 한다.

관세음보살의 화신을 용으로 생각하는데 세상의 모든 생명이 구원의 손길을 바랄 때 그 소리를 듣고 기원을 이루어주는 자비심 지극한 신이다. 원하는 바를 들어주는 보살인만큼 민중들은 주요한 기원의 대상으로 관세음보살을 삼고 소원을 빌었다. 그러나 중생들의 셀 수 없이 많은 소원중, 자신의 실수로 말미암아 기원을 전하지 못한 중생들을 구제하고 제대로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용의 몸으로 사바세계에 강림했다고 전해진다.

뱀의 모습을 한 사신장(巳神將)은 관자재(觀自在)보살의 화신이다. 관자재보살은 무지몽매한 중생들이 깨우침을 얻도록 지혜의 등붉을 밝혀주고 타이르고 이끄는 보살이다. 그러나 속마음이 제각각이어서 그 속을 파악할 수 없는 중생계에 직접 내려와 모든 중생의 본성과 성향을 실제로 겪어보고자 뱀의 모습으로 내려왔다. 생김으로 인해 두려워피하는 이들이 많지만 스스로 부단히 학문을 닦는 선비의 성품을 지니고 있다.

오신장(午神將)은 여의주를 만드는 보살인 여의륜(如意輪)보살의 화신으로 말 모습을 하고 있다. 신들은 여의주를 얻으면 신통력을 거침없이 쓸 수 있어 두루 세상을 평정할 수 있고, 짐승이 여의주를 얻으면 용이 되어 승천할 수 있다. 한번은 인간들에게 여의주를 주었는데 쏟아지는 복락에 도취해 쓸모를 충분히 다하지 못하고 버리는 일이 벌어진다. 이때문에 여의륜보살은 말의 형상을 하고 내려와 여의주의 용도를 정확히 알려주고자 한다

미신장(未神將)은 대세지(大勢至)보살의 화신이다. 대세지보살은 신장세계의 암행어사이다. 별나라 중생계를 두루 살펴서 그 실정을 아미타불에게 보고하는 일을 한다. 그에 그치지 않고 직접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잘하는 것은 더욱 격려해 도와주고 북돋아주는, 엄격하되 자애심을 갖춘 보살이다. 중생들이 마음으로는 바로살기를 원하나 생활이 그렇지 못할 때가 많아 중생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시찰하고자 세상에 강림한다.

원숭이의 모습의 신신장(申神將)은 십일면(十一面)보살의 화신이다. 십일면보살은 수많은 별나라 신들이 아미타불을 찾아올 때마다 그들을 제각각 성향에 따라 실수 없이 대응할 수 있도록 11개의 다양한 얼굴을 지니고 있다. 슬픔을 겪는 이에게는 슬픔의 얼굴로, 기쁜이에게는 환한얼굴로 중생을 대하며 그들의 고뇌를 씻어주고, 기뿜을 나누는 따뜻하고 원만한 보살이다. 세상에 내려와 수만 수억개의 얼굴로 인간의 얼굴 표정을 흉내내며 진실로 인간을 이해하고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닭의 모습을 한 유신장(酉神將)은 군다리(軍茶利)보살의 화신이다.군다리보살은 문제를 일삼는 마귀들을 제압하고 선을 지키는 보살이다. 특히 인간의 마음속으로 파고드는 마귀의 침입을 방어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군다리보살이 부지불식간에 꾸벅 조는 순간 들이닥친 마귀들로 인해 인간세상이 혼란을 겪게 된다. 자신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한 혼란을 잠재우로 마귀를 무찌르기 위해 닭의 형상을 한 신장이 되어 지상에 내려온다. 유신장은 선(善)을 수호하고 불의를 일망타진할 수 있는 강한 용기와 재능을 가지고 있다.

개 모습을 한 술신장(戌神將)은 정취(正趣)보살의 현현이다. 정취보살은 하늘나라 여러 신들이 회합을 할 때마다 흥겨운 장을 연출해 화합과 친목을 이끌어내는 보살로 연희와 교류의 상징이라 하겠다. 지상에 내려와서도 연희를 연출하는 타고난 능력으로 인간들과 친하고 깊은 관계를 맺으며 천상에 다시 돌아갈 때까지 더불어 잘 지냈다고 한다. 지금 인간과 개의 관계가 마치 한 가족과도 같고 길들여진 역사도 오래된 바, 그러한 배경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해신장(亥神將)은 아키타불(阿彌陀佛)의 화신이다. 아미타불은 우주의 근뭔이 되는 시간과 공간의 주인으로 모든 별나라 신들과 보살을 관장하는 부처이다. 인간에게 얼마의 생명을 부여하는 것이 옳은지 또 인간들이 제대로 생활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공간이 필요한지를 살피기 위해 직접 지상에 내려와 돼지의 형상을 한 해신장이 되어 모든 곳을 두루 살폈다고 한다. 그 결과로 공정하고 공평한 기준으로 인간들에게 수명을 부여하고 생활 여건을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수십년의 세월을 지나오며 수를 놓았지만 그 속에 저는 없습니다. 오직 가늘디가는 한 올의 실 속에 혼을 불어넣은 오롯한 작품만을 담았다는 것에 고마울 뿐입니다. 팔상도의 색이 조금씩 바래도 유한한 삶을 영원으로 끌어올리셨던 부처님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다행이라고 마음을 쓸어내리며 유한한 것에서 영원을 보려 합니다. 실 한 올마다 품고 있는 저의 이야기가 끝도 없이 풀려서 여러분의 마음 깊이 가 닿길 바랍니다. - 최유현
제공: 스토리

자수장/
참고문헌
가슴으로 품을 수와 공존하다 (2016) 자수문화연구소 중수원.


자료출처 | 국립무형유산원 디지털 아카이브

국립무형유산원
국립무형유산원 아카이브

Ⓒ 국립무형유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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