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성훈은 1990년대에는 미디어, 사진, 설치 작업을 주로 선보였으나, 2000년대 이후부터는 전통적인 회화를 통해 익숙한 일상을 다룬 구상적 풍경화에 집중하여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개›(2010)는 철원의 겨울 풍경을 보여준다. 작품 속에는 삭막한 겨울 풍경을 배경으로 도로에 엎드려 있는 한 마리의 개가 등장하는데 서로 반대 방향을 지시하는 교통표지판, 사람의 그림자 등이 그려져 있다. 또한 하늘에는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헬리콥터가 날고 있다. 이는 작가가 철원을 여행하면서 느낀 분단에 대한 감상을 그린 것으로, 일견 사실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연출된 가상의 풍경이다. 이처럼 작가는 일상적 풍경을 기이하고 낯설게 보여줌으로써 현실 세계를 새롭게 조망할 시각을 확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