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겸 필 영남기행화첩>은 영남 지역의 명승 열네 곳을 그린 화첩입니다. 김윤겸은 1770년 무렵 경상도 진주목 관내 동쪽에 있는 소촌역 찰방으로 부임하면서 여름날에 마주한 실경의 감흥을 붓끝으로 담았습니다. 장소는 부산(몰운대·영가대·태종대), 합천(홍류동·해인사), 거창(송대·가섭암·가섭동폭·순암), 함양(월연·사담·화룡류담·극락암), 산청(환아정)에 이르기까지 14곳 입니다. 다른 실경산수화에서 잘 다루어지지 않았던 전경들을 대담한 구도에 맑은 담채로 표현하였으며, 대부분 장면에서 사람들이 자연과 하나가 된 듯 어우러져 있습니다.
2004년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던 본 화첩은 실경산수화와 관련하여 이미 잘 알려진 친숙한 그림이었습니다. 박물관은 화첩이 화면 구성과 공간 처리, 시점 등에서 정선의 화풍을 이어받았지만, 과감하면서 단순한 표현이나 담청색 중심의 맑은 선염 등 그만의 독특한 화풍을 보인다는 점을 주목하여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신청하였습니다. <김윤겸 필 영남기행화첩>은 18세기 후반 경상도 지역의 실경을 알 수 있는 대표작인 점, 김윤겸의 작품 수 14점이 한 화첩에 모은 유일한 사례인 점, 그리고 실제 경치를 압축해 개성 있고 과감하게 보여주는 화법이 독창적인 점을 인정받아 2017년 보물로 지정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