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지기는 우리의 가장 보편적 주거 공간이 된 아파트 혹은 그와 유사한 현대적 생활 공간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의 제사 기물들을 하나의 예로 제안한다. 제사상과 그 위에 차려지는 제기, 공간을 규정해주는 병풍 모두 제사만을 위해 사용하는 제한된 기능과 형태에서 벗어나 일상생활에도 위화감 없이 어울릴 수 있는 실용성을 고려했다. 나아가 더욱 간결한 형태와 디자인이 돋보이는 현대적 미감을 ‘아파트 제사상’이라는 주제 안에서 구현해보고자 했다. 이번 전시에는 제너럴그레이, 이기욱 작가, 아름지기 디자인팀이 참여했다. 제너럴그레이가 제작한 테이블은 아파트에 어울리는 모던한 형태를 바탕으로 전통 제사상의 하부 구조가 상판을 받치는 형태를 디자인 요소로 차용했다. 이기욱 작가는 제너럴그레이와 협업을 통해 나무로 된 굽과 백자 그릇이 모듈처럼 조합되는 새로운 형태의 제기를 고안했다. 제기의 굽은 원하는 만큼 단의 개수를 조정하여 다양한 높이로 사용 가능하다. 아름지기 디자인팀이 제안하는 병풍은 가는 메탈 프레임과 천(fabric)을 소재로 사용하여 가볍고 실용적이다. 전통적인 8폭 병풍이 크기와 무게로 인해 보관이 용이하지 못한 점을 보완하면서 인테리어 소품으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디자인의 주안점을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