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로 만든 작가의 얼굴에 나무 몸을 한 본 작품은 2013년부터 시작된 새로운 형식을 보여준다. 나무는 더 이상 유리의 부속물이나 유리를 받쳐주는 수준을 넘어서 유리와 대등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게 된다. 나무는 깎아내야 하는 고체적인 조각의 물성인 반면, 유리는 녹여 붙여야 하는 액체적인 소조의 물성이다. 이 상반된 두 개의 재료는 작품 속에서 하나로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다. 박성원은 나무는 유리처럼 액체를 다루듯이 부드럽게, 유리는 나무처럼 조각하듯이 섬세하게 작업하고자 했다. 이는 <유리+나무>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더하기와 빼기의 과정은 늘 삶의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본질만을 추구하고자 하는 작가의 모습을 닮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