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거리란 책, 가구, 문방구, 꽃과 과일 등 서재의 일상용품을 그린 것으로 선비나 부유층의 사랑방에 주로 놓여있던 그림이다. 작품의 수준이나 크기로 보아 왕실이나 상층에서 썼던 병풍으로 추측된다. 8폭이 연폭으로 이루어진 이 책가도는 ‘쌍희(喜)자’ 문양의 휘장이 둘러쳐진 독특한 구성이며, 특히 제8폭의 중간 부분에 화원 장한종(張漢宗 1764-1815)의 도장이 그려져 은밀하게 작가를 밝히고 있다. 책가도에 은인(隱印)이 있는 경우는 화원 이형록(李亨祿: 1808-?)의 예가 알려져 왔으나 이보다 앞서 장한종의 책가도에서 나타났음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