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호황을 누렸던 뉴욕 주 버펄로. 그러나 20세기 중반 제조업과 산업 전반이 급격한 침체를 겪으며 사람들이 떠나가자, 도시에는 텅 빈 구역이 넘쳐나고 널찍한 거리에는 차량만이 오가게 되었다. 최근 투자를 비롯한 여러 움직임들이 일부 나타났지만 도시는 아직도 빈곤과 차별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우리는 놀이 공간이 다양한 경제 · 정치 · 인종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흔치 않은 무대 역할을 한다는 점과, 네덜란드 건축가 알도 반 아이크가 2차 대전 이후 암스테르담에서 추구했던 ‘빈 공간을 채워 나가는 도시화’,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에 주목하여 공공 영역에서 사람들이 즐겁게 함께 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 네트워크를 제안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심각한 분열의 시대에, 사람들은 이러한 아날로그적 실마리를 통해 잠시라도 공허한 메아리만이 오가는 SNS를 떠나 이웃과 소통할 기회를 가지게 된다. 놀이를 도시 변화를 위한 집합 · 정치적 양식이라는 시각에서 접근하고 놀이 공간을 도시의 중요한 부분으로 수용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시급한 과제이다.
본 출품작 알도의 구상: 사회적 인프라는 반 아이크 알도의 유명한 ‘정글짐’에서 착안한 세 점의 설치물을 새롭게 해석하여 구성한 집합적 공간이다. 관람자들이 거리낌 없이 들어와서 올라타고, 기대며, 혹은 아예 걸터앉아 상호 소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