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자는 중국 당 말에서 북송대의 도자기에서도 발견되고, 미국 보스톤 박물관 소장의 고려시대 12세기의 은제주자와도 기형이 거의 비슷하여 같은 시기 금속기와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음을 알게 해준다. 원통형을 조금 변형시킨 둔중한 몸통, 직선으로 꺾이는 어깨부분, 연판으로 장식한 화려하고 섬세한 뚜껑 등은 바로 금속기 주자를 그대로 따 온 데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몸통은 참외모양처럼 종선의 음각선이 희미하게 들어가고 어깨부분에 음각당초문이 시문되어 있다. 손잡이 윗부분과 연봉 뚜껑 옆 부분에 끈을 달아 서로 연결할 수 있는 고리가 달려 있다. 뚜껑은 하단부에 음각선을 종방향으로 넣어 참외형 몸통과 연속됨을 상기시키고 상단에는 양각된 연봉蓮峯을 도식하고 정상부에 봉황을 올려 놓은 형태로 조형미가 뛰어나다. 이러한 유형의 대표적인 예는 조선중앙력사박물관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아시아 미술관 소장의 것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