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크라이스트처치를 강타한 지진으로 185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시내의 약 70%가 파괴되었다. 2019년에는 시내 부근 두 곳의 이슬람 사원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으로 51명이 사망했다. 이 두 사건은 도시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크라이스트처치는 인명 피해와 직접적인 고통을 겪었을 뿐 아니라, 도시의 정체성에 대해 보다 넓은 시각으로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다.
정치적 생태주의자 제인 베넷의 저작에서 영감을 얻은 이번 출품작은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일어난 충격적인 사건들에 대한 집합적 대응을 보여주고 그 과정에서 생겨난 큰 기쁨과 대중의 힘을 연구한다. 아울러 다양한 프로젝트와 조직이 서로를 변화시키는 이야기와 이들이 창조해 낸 환상적인 경험을 공유한다. 크라이스트처치 시민들이 함께 애도하고, 힘들어하고, 웃고, 울고, 즐기던 시기에 콘서트, 추모 행사, 예술 행사가 여러 차례 열렸다. 이 행사는 시민들의 다양한 열망과 요구를 포착하고 표현하였으며 시민들 역시 능동적으로 참여했다. 또한, 행사를 위해 정부, 대학, 의회, 예술인 단체, 연극인 단체, 디자인 회사, 새로운 NGO 등 여러 단체들이 집합적 지성과 물리적 노력으로 함께 기여하였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우리는 고통스러운 사건 이후 트라우마를 겪는 도시인의 경험이 (흔히 생각하는 바와는 반대로) 창의적 정신과 즐거움이 있는 큰 기쁨을 자아내고, 이를 통해 도시에 영속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자 한다. 빠르든 느리든 변화를 겪고 있는 전세계 다른 도시에서도 크라이스트처치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