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부의 작업은 실제적인, 그리고 심리적인 거리감과 이에 따른 착각현상과 깊은 관련이 있다. 멀리서 보면 산세배리아(실물)가 드러나고, 가까이서 보면 스트로우가 집적된 조형물(이미테이션)이 드러난다. 그 착각현상은 인쇄매체의 망점, 그리고 디지털매체의 그리드가 불러일으키는 효과와 같다. 즉, 망점이 모이면 형태가 공고해지고, 그리드가 뚜렷해지면 형태가 해체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스트로우가 집적되면서 산세베리아가 드러나고, 스트로우의 개체성이 두드러지면서 고유의 물성이 강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