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오릉五陵 근방에 있던 신라시대 사찰인 담암사 터[曇巖寺址]에서 옮겨 온 팔부중상이 새겨진 석탑면석石塔面石이다. 팔부중은 원래 인도의 다양한 재래신들에서 비롯되었으며 불교가 성립된 이후에는 불법의 가르침을 듣는 여덟 선신善神으로 재구성되어 부처의 세계를 호위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8세기 이후 석탑이나 부도, 석등의 면석을 장엄하는 부조상浮彫像으로 많이 등장한다. 담암사 터에서는 석탑의 상층기단면석上層基壇面石에 새겨진 아수라상(오른쪽 사진)과 건달바상(위쪽 사진)이 수습되었다. 아수라는 세 개의 얼굴과 여섯 개 혹은 여덟 개의 팔이 있는 형상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쉽게 구별된다. 건달바상은 갑옷으로 무장한 채 머리에 사자관獅子冠을 쓰고 구름 위에 앉은 모습으로 돋을새김 하였다. 좌우로 흩날리는 천의자락으로 인해 상승감이 느껴진다. 두 상 모두 표현이 세밀하고 섬세하며, 조각수법도 세련되어 통일신라 8세기 대에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