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는 눈처럼 사라진다›는 철거된 철조망을 소재로 제작된 작품이다. 최재은은 한반도를 둘로 나누는 248km의 DMZ를 따라 여러 겹의 철조망 벽이 70년 가까이 존치되어 왔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철조망은 한때는 같은 민족이었지만 이념에 의해 서로에게 무기를 겨누게 된 두 진영 사이의 증오를 상징한다. 작가는 경계선에서 철거된 철조망을 뜨거운 열기로 녹인다. 그리고 한때 우리를 가로막는 벽이었던 그 철을 바닥에 깔아 사람들이 밟고 지나갈 수 있게 하였다. 철조망은 무엇이든 다른 것으로 바뀔 수 있다. 심장,고백, 받침대, 피난처, 등. 사랑 앞에서 증오는 눈처럼 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