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 없는 이미지의 재현
최수연은 간접적으로만 존재하는 과거가 특정한 방식으로 반복 재현되면서 전통이라는 이미지로 고착되는현 상에 주목한다. 재현을 위해서는 고증과 함께 상상력이 필요하며, 개인의 미감이 적용된다. 이 과정에서 실 재와 재현 사이의 차이는 어색함, 이질감과 같은 균열을 만들어낸다. 최수연은 이 차이를 인정하며, 소위 전 통이라 생각되는 이미지들을 표면적인 질감이 강하게 드러나도록 하는 등 인위적 상태를 강조하여 표현한다. 작고 소소한 것을 엄숙한 기념비처럼 크게 확대하고, 플라스틱같이 조악한 것을 대리석 조각 그리듯이 대하 며, 이미지 자체가 가진 미감과 회화적 표현이 서로 어긋나며 소재가 애초에 가지지 못했던 일종의 장엄함 같은 것을 만들어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