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이씨(어머니)가 맹흠구(아들)에게 보낸 편지
아들에게 답장.
천득의 편에 편지 보고 반갑기 헤아릴 수 없으며, 길에 무사히 들어간 일 기특하며 너를 떨쳐 보내고 집이 다 빈 듯 허우룩하고 날포 되니 아마 그립기 간절하나 네 공부를 위하여 둘 거시니 부디 놀지 말고 착실히 하고 장난 마라. 일생 처음으로 부모를 떠나 있으니 못 잊히고 미거한 거동을 할까 염려스럽다. 현암 동네가 불안하다 하니 가지 말고 누이가 올 적 길에 주막에서 잠깐 만나서 보고 즉시 떠나도록 하여라. 보름에서 그믐 사이에 인마를 보내려 했는데 동네가 불안하니 초생에 보내라 하기에 초팔일에 보낸다마는 종도 없고 배행도 없고 어떻게 올지 염려스럽다. 연산에 올 때 다녀오도록 하여라. 일행 올 때에 부디 주인댁에 폐되지 않도록 하여라. 하루 내에 올 거시니 잠깐 보고 조금도 지체하지 말도록 하여라. 매우 급하여 사연 다 쓰지 못하니 내내 공부 착실히 하고 무양하기 바란다. 즉일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