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곶은 현재 강화도 강화읍 갑곶리를 말하며 임신년은 조선 1751년으로 정선의 말년 작이다. 갑곶에는 경기도 김포와 강화도를 잇는 강화대교가 있으며 강화도의 첫 관문 지역으로 예부터 군사적으로 중요한 요지이다. 이러한 갑곶 앞 바다로 흘러 나가는 한강 위에 한척의 배를 중심으로 그려져 있다. 화면 오른쪽 하단에는 근경의 산이 있고, 화면 중심에 긴 파도 물결을 나타낸 수파묘水波描 위에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배 한척이 떠 있다. 그 뒤로는 강화도의 갑곶돈甲串墩을 중심으로 해안선을 따라 성곽이 있고 성곽 제일 오른쪽 끝에는 염주돈念珠墩이 있다. 돈이란 성벽 위에 석재를 쌓아 망루나 포대역할을 하는 누대를 말하는데 갑곶의 갑곶돈은 지역 방어의 중요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러한 갑곶돈의 성문과 성곽은 <강화지도 8폭 병풍>(서울대학교박물관 소장)에도 잘 나타나 있는데 이 그림의 갑곶돈과 거의 흡사한 것을 알 수 있다. 근경 산 위에는 농묵의 굵은 태점으로 가까이 있는 것을 강하게 강조한 반면 먼 갑곶의 산은 연한 담채를 칠한 후 약하게 태점을 찍어 멀리 보이는 느낌을 주었다. 더욱 먼 원경의 산은 윤곽선과 담채로만 표현하였으며 갑곶의 집들과 성곽, 소나무들에서 정선 특유의 화풍이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