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데인은 강이 흐르는 좁은 계곡에 자리하고 있다. 협곡을 지나는 물줄기는 모두 이 강으로 흐른다. 이 협곡은 평소에는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다가 우기가 되어 물이 불어나고 홍수와 재난이 닥칠 때가 되어서야 모습을 드러낸다.
메데인은 공공 공간 부족, 오염, 불평등, 가난 등 여러 문제로 신음하고 있다. 만약 메데인의 협곡에 지역 공동체를 위한 집합 공간을 조성하고, 그곳을 강변 공원으로, 또 급격한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완충 공간으로 활용하면 어떨까? 만약 도시 공간을 활용해 지역 고유의 생물종을 키워내어 대기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면 어떨까?
메데인 협곡 사진들이 반투명 천에 인쇄되어 외벽면에 커튼처럼 설치되어, 중첩된 새로운 풍경을 조성된다. 이번 작품의 핵심 요소는 전시물이 실제 바람과 빛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드리운 커튼 사이로 부는 바람에 작품이 ‘움직이면서’ 사람들이 잊고 있던 생명의 근원, 공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될 때 이 작품은 비로소 완성된다.
이번 작품은 관람자들에게 도시 공간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식물들이 어우러져 조성하는 정취를 보여주고, 이러한 공간을 활용하여 더 나은 미래 도시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