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플럭스 조각
벤 보티에의 <살아있는 플럭스 조각>에는 철창에 갇힌 원숭이가 밖을 내다보는 그림이 작은 플라스틱 상자에 붙어 있다. 실제로는 빈 상자인 이 작품은 열어보는 순간 오히려 더 많은 자유와 상상이 가능하다. 플럭스 혹은 플럭서스는 라틴어로 ‘흐름’을 뜻하며 60년대 독일과 뉴욕을 중심으로 일어난 가장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예술 그룹의 명칭이다. 플럭서스는 그 태생부터 해프닝과 퍼포먼스와 조각과 시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었다. 플럭서스는 1961년 조지 마치우나스에 의해서 명명되고 개념이 정립되었으나, 한 그릇에 담기에는 너무나 다양하고 자유로운 흐름이었다.
백남준 역시 60년대 플럭서스 운동의 중심에 있었고, 플럭서스는 그의 예술 정신의 뿌리이기도 하다. 백남준은 1997년 플럭서스 운동을 기념하는 “경계 없는 예술 축제” A Celebration of Arts without Borders라는 콘서트를 기획했다. 밴 패터슨은 2010년 백남준아트센터에서 <백남준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 새로운 작품을 발표했다. 우리의 삶과 예술의 경계를 가로질러 흐르는 ‘살아있는 플럭서스’는 여전히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