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품 소개 –선형작위 시리즈를 중심으로
나의 작업에 있어 대표적 주제가 되는<선형작위(線形作爲)연작은 색 면의 깊이와 형태를 단색조의 선들 위주로 구성한 작품들이다. <선형작위(線形作爲)>란 명제는 연구자의 내면 특히 의식의 경험을 표상하는 선과, 선을 긋는 작위적 행위를 가리킨다. 본 연작의 형상들은 선과 연결된 색의 문제, 다시 말해 심상적 색채의 차원으로 나아가며, 이로부터 주목되는 행위의 작위성과 의식의 무작위성을 논의한 것이다.
선을 운용하는 방식은 작위적이지만, 색칠된 색 면이 던지는 무한대의 감성은 창작행위의 의미를 낳지 않는 행위, 즉 무작위로 선회하게 하여 마침내는 작품이 비대상의 추상회화로 귀결되는 것이다.
동양의 선(禪)을 명상을 실천하는 자세로 본다면, 무의식적이고 무작위적인 공空의 상태는 텅 빔으로 인하여 명상의 선을 고양시키는 기본 전제가 되는 상태이다. 이때 형성되어 나오는 색과 이미지는 단지 제한적이고 협소한 의식을 넘어, 보다 확장된 틀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경계를 획득하게 된다.
나의 작품은 바로 이 같은 유무상생(有無相生)의 상태, 즉 공과 색, 작위와 무작위의 결합과 관계를 통해 궁극적으로 우주와 존재에 대한 통찰력을 얻고자 하는 행위의 산물로 여길 수 있다. 선형작위 연작은 이러한 작품이 내포하고 있는 내면적 의식의 차원을 규명해보고자 하는 의도로서 실행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