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잔의 심지를 자를 때 쓰는 가위로 월지에서 발견되었다. 원래는 금동이었으나 지금은 도금 부분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 가위의 손잡이는 넝쿨모양을 응용하여 만든 유려한 형태이고, 가위의 앞면은 선새김 기법으로 넝쿨무늬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또한 넝쿨무늬 이외의 바탕 면은 모두 구슬무늬새김 기법으로 꼼꼼하게 채웠다. 가위의 날 부분에는 잘린 심지가 바닥에 떨어지지 않도록 반원형 테두리 두 개를 양쪽으로 붙였는데, 가위를 오므리면 그 테두리가 원형을 이룬다. 통일신라시대의 화려했던 궁중생활을 떠올리게 할 만큼 매우 세련된 디자인의 금속공예품이다. 이것과 형태나 용도가 비슷한 가위가 일본 나라[奈良]의 쇼소인[正倉院]에 보관 중이다. 쇼소인에 보관된 문화재들은 대부분 8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당시 통일신라와 일본 사이의 활발했던 교류를 짐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