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영각시첩

이 시첩은 영조 40년(1763) 1월 1일에 영조가 자신의 나이 70세 됨과 재위 40년 됨을 기념하여 태묘太廟를 배알하고 기로소耆老所에 들른 것을 기념하여 제작한 것이다. 서序와 그림, 어제시구御製詩句와 기로신들의 사자운四字韻 연시聯詩, 오언고시五言古詩, 좌목座目 등으로 구성되며 총 40면에 이른다.그중 9면과 10면에는 영수각靈壽閣과 기영관耆英館에서의 행사장면을 묘사한 그림이있다. 화면 중앙에 세로로 긴 회랑을 경계로 오른편의 건물은 1719년에 새로 지은 영수각이며, 왼편의 건물이 서루를 개축한 기영관이다. 인물에 해당되는 부분은 여러 명의 인물을 같은 모양으로 그리기 위해 모두 4개의 도장을 만들어 화면에 찍고 그 위에 채색하여 기록화의 양산체제를 보여주고 있다. 화면의 전체적인 주조색은 감청색이지만 화사한 노란색의 건물 내부, 붉은색의 기물, 밝은 갈색의 기둥 등이 전체적으로 가라앉은 감청색 톤에 활력을 주고 있다. 영수각과 기영각의 구성과 표현기법, 인물묘사 등에서 도화서 화원들의 화풍을 잘 반영해 주고 있다. 오언고시 38면 마지막 행에는‘歲癸未元月 日’이라 적혀 있어 이 행사가 1763년 설날에 있었음을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