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 감은사터 서탑을 복원하기 위해 해체하던 중 3층 탑신석 윗면에서 발견된 사리갖춤이다. 1996년 동탑을 해체했을 때도 이와 유사한 사리갖춤이 3층 탑신석 윗면에서 발견되었다. 감은사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직후인 682년경 신문왕神文王이 아버지 문무왕文武王을 위해 세운 절이다. 왕실 발원의 감은사에서 발견된 이 사리갖춤은 통일신라의 가장 뛰어난 금속공예 기술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상자 형태의 장방형 외함(오른쪽 사진) 안에 집모양의 사리기(위쪽 사진)가 있고, 사리를 담는 용기인 수정병(아래쪽 사진)은 사리기 가운데에 있는 화염보주火焰寶珠 안에 안치되었다. 사리외함의 네 면에는 사천왕상을 장식하였다. 사천왕상과 짐승얼굴무늬 문고리 등은 따로 만들어 붙였는데, 갑옷을 입고 악귀를 밟고 있는 사천왕의 섬세한 표현과 자세 등 조각 수법이 우수하다. 집 모양의 사리내함 기단에는 둥근 눈모양의 창인 안상眼象을 만들어 공양상과 신장상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을 배치하였고, 기단 윗면의 네 모서리에는 요고腰鼓, 비파琵琶 등의 악기를 연주하는 주악상奏樂像을 배치하였다. 주악상 사이에는 본래 춤추는 동자상[舞童像]이 놓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