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다양해진 가상공간은 현실과는 반대인 완벽한 세상, 즉 유토피아가 가능하게 되었다. 알버트 메리노는 특정한 시간, 공간, 단체, 캐릭터들을 선정하여 미술계가 꿈꾸고 있는 바람직한 공공미술 정책이 이루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빼어난 영상미와 연출력으로 보여주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무대로 작가들의 연대가 결성되며, 이 모든 이야기들이 허구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실제인지 아닌지 혼란과 의구심을 갖게 되고 극적인 긴장감의 묘미까지도 입체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암탉의 비행>은 미디어의 특정 형식이 발달함에 따라 과연 개인과 개인의 연대가 사회의 공공정책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 동시대 미디어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가장 뜨거운 주제를 코미디 형식으로 유쾌하지만, 날카롭게 던지고 있다.
(사진 : 닐스 클라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