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림(1936- )은 경북 상주 출생으로, 1960년대에 미국으로 간 작가는 뉴욕 아트스튜던트 리그 예술학교와 일본 도쿄에서 판화와 회화를 공부하였다. 아방가르드 전위예술 단체를 이끌어 활동하며 철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그의 작업은 크게 인정받는다. 작가는 파리·상파울로 비엔날레 등에 참여했으며, 서울시립미술관,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 등 에새 개인 초대전을 가졌다. 그는 회화와 판화, 조각, 설치미술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실험적 작가이자 한국 전위미술의 선구자이다. 작가는 역사와 사회적 현상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며 이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실험한다.
<1/24초의 의미>는 제4집단을 결성하기 한 해 전에 만든 실험 영상작이다. 1초에 24컷이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이 작품은 흑백과 컬러가 혼재되어 있고 달리는 차 안에서 본 삼일고가도로, 세운상가, 고층빌딩, 육교, 옥외광고판, 방직공장 등 근대화된 도시의 모습을 빠르게 편집하여 담고 있다.
그러나 빠른 속도로 돌아가는 도시에 적응하지 못하고 배회하는 한 도시인의 권태로운 일상적 행위의 장면들(하품, 흡연 등)이 영상 중간중간 등장한다. 이렇게 불연속적이고 비논리적인 전개과정으로 파괴와 잔인함, 지루함과 일상을 느리게 혹은 매우 빠른 속도로 중첩시켜 재생되는 이 영상은 빠르게 돌아가는 한국 현대 산업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단면들을 상징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