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은 장과 달리 각 층이 분리되는 수납용 가구로 주로 옷가지를 보관하는 용도로 쓰였다. 농(籠)은 한자의 표기에서도 보이듯이 원래 대 또는 버들고리 등으로 엮어 만든 상자에서 발전한 것으로 여겨진다. 여러 개의 상자를 포개어 놓고 사용할 때 위쪽으로 뚜껑을 여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에 여닫이문을 앞으로 내는 형태로 보완되었으며, 여러 층으로 쌓아 둘 수도 있고, 독립적으로도 사용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또한 양측면 또는 앞면에 들쇠가 달려 있는 경우가 많다. 대개 여성들의 생활공간이었던 안방에 놓이는데 장보다 크기가 작으며, 이층농 또는 삼층농이 많다. 나뭇결을 이용하여 표면을 장식하거나 자개나 대모를 이용하여 화려하게 장식하기도 하였다.
대모와 자개로 장식된 이층농이다. 일층과 다리가 붙어 있으며, 문판의 크기가 커서 농의 앞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15mm의 얇은 판재로 농의 형태를 만들고, 뒷면을 제외한 가구의 표면을 대모(거북이 등껍질)와 자개, 동사(銅絲)로 장식하
고 옻칠을 하였다. 대모로는 용문양을, 자개로는 구름문양을 표현하였고, 다리에는 대모와 자개를 함께 사용하여 칠보문을 장식하였다. 식물문이 새겨진 나비형의 앞바탕, 제비초리형 경첩과 귀장식 등은 판재를 오려 만든 놋쇠장석을 사용하여 화려함을 더
하였다. 내부에는 문 둘레를 따라 각재를 대어 문이 안으로 밀려들어가는 것을 방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