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기(1942-2000)는 1970년대부터 본격적인 비디오설치 작업을 시작한 작가로, 수상기를 오브제(Object)의 의미로 작품 안에 도입하고 있다. 그가 초기부터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은 실상과 허상 간의 의식의 전환에 따른 긴장감의 추구였다. 그는 허상에 대한 은유로서 수상기 자체를 작품 안에 적극적으로 도입하였다. <무제>(1979)는 특유의 '쌓기' 작업의 일환으로 실체로서의 돌과 이를 재현하고 있는 허상으로서의 수상기를 반복해서 쌓아 놓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