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월관음도는 고려불화 중 가장 많이 그려진 보살도의 한 종류입니다. 화엄경 입법계품에는 선재동자가 53명의 스승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관음보살은 선재동자가 28번째로 만난 스승으로, 온갖 기이한 나무와 향기로운 풀이 우거진 보타락가산에 앉아있습니다. 관음보살의 발 아래에는 선재동자가 합장을 한 채 관음보살을 올려다보고 있습니다. 고려의 전형적인 수월관음도의 형식을 잘 따르고 있지만, 염주를 한 손에 쥐고 밑으로 늘어뜨리는 다른 수월관음도와 달리, 이 작품의 관음보살은 염주를 두 손으로 잡고 있어 매우 독특합니다. 화면의 왼쪽에는 버드나무가 정병에 꽂혀 있고 관음보살의 뒤쪽으로는 대나무가 뻗어 있습니다. 고려불화 특유의 세밀한 필치와 화려한 색감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