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축으로 된 백응도로 장황 위쪽에 이완용의 제발이 쓰여져 있다. 이 글에 의하면 이토우 보伊藤春(이토우 히로부미伊藤博文, 1841~1909)가 청 황실에서 얻은 것을 이완용李完用(1858~1926)에게 다시 주었고, 이완용은 이 제발을 계해년인 1923년에 쓴 것을 알 수 있다. 건륭황제가 매를 잘 그렸고, 그것이 진위 분별이 어렵다고 하여 당시에도 건륭황제의 진작인지는 잘 알 수 없다고 한 점이 주목된다. 건륭황제의 작품이라면 황제의 도장은 그림 상단부 한가운데 찍혀야 하고, 황제 도장만이 아니라 여러 낙관이 찍히는게 통례이기에 이 그림은 건륭황제의 진작으로는 보기 어렵다. 다만, 청 황실에서 이토우 히로부미가 얻은 것을 다시 이완용에게 전했다는 역사적인 사실에서 이 작품의 의미는 높다. 작품은 흰색의 매가 나무 근처에 날고 있는 새를 잡으려는 듯 노려보는 장면이 그려진 것으로 정치하고 세밀하게 묘사된 매의 깃털과 눈, 부리가 매우 사실적이다. 새의 윤곽선을 먼저 긋고 흰색의 안료를 사용하여 세필로 일일이 그어 깃털을 묘사하였다. 새의 부리는 연한 녹색을 칠하고 그 끝과 발톱은 검은 먹선으로 표현하였다. 정교한 매와는 달리 매 아래에 있는 나무는 상당히 빠른 필치의 거칠게 그려 대조적이다. 나무는 절파계浙派系 표현으로 강한 먹선으로 가지를 그리고 나뭇잎은 없고가지 끝에 연한 녹색와 붉은 색을 찍어 새순과 꽃망울을 나타냈지만 너무 간략하여 크게 눈에 띄지는 않는다. 매의 출현에 놀란 작은 새는 마치 울부짖듯이 입을 벌리고 황급히 날고 있다. 화면 상단의 매와 하단의 나무와 작은 새의 표현이 너무 달라 2인 이상의 작가가 그렸을 가능성도 상정할 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