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신묘라고 전해오는 무덤의 둘레에서 출토된 십이지상이다. 현재 김유신묘에는 평복平服 차림의 십이지상이 새겨진 돌들이 무덤의 아랫부분[護石]에 둘러져 있는데, 이처럼 곱돌제의 십이지상 한 벌을 무덤 주위에 따로 묻어 이중으로 배치한 것은 드문 예이다. 십이지상 가운데 돼지를 묘사한 것으로, 이 외에 말과 토끼상이 더 발견되었다. 멧돼지의 머리 형상에 사람 몸을 하고 바위모양의 대좌[岩座] 위에 서 있는 이 십이지상은 갑옷을 입고 오른손에 칼을 든 이른바 무장형武將形이다. 특히 지석誌石의 성격을 지닌 점에서 통일신라 십이지신장상十二支神將像으로는 가장 먼저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장방형의 앞면을 섬세하게 조각하였는데 양감이 도드라진다. 고개는 오른쪽으로 돌렸으며, 입을 약간 벌려 뾰족한 송곳니가 드러난다. 긴 소매와 펄럭이는 천의가 생동감을 더해준다. 이와 같은 통일신라시대 무장형 십이지상의 무복武服은 사천왕상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