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 Feature

서울의 5대 고궁에서 반드시 보아야 할 5가지

Professor You, Hong-june celebrates the 500-year history of these majestic buildings 

서울에는 5개의 궁궐이 있다. 1392년에 개국한 조선왕조는 5백 여 년의 역사를 거치면서 전란과 국난으로 여러 번 궁궐을 옮겼다. 처음 지은 왕조의 법궁은 경복궁이었다. 그러나 곧바로 왕자의 난이 일어나면서 개국 10여 년 밖에 안 되어 창덕궁이라는 새 궁궐이 세워졌다. 이후 조선왕조는 만약을 위해 하나의 궁궐을 더 확보하는 양궐 체제를 갖추게 되었다.

그리고 개국 한 지 20 여 년이 지나면서 왕실에서는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은퇴한 상왕과 생존해 계신 왕의 할머니, 어머니 등을 위한 궁궐이 따로 필요하게 되었다. 이것이 창경궁이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면서 모든 궁궐이 다 불타버렸다. 이에 임금은 임시로 마련한 경운궁(훗날의 덕수궁)에 기거하면서 창덕궁과 창경궁을 복원하였다. 그런데 이 때 결국 폭군으로 쫓겨난 임금은 풍수지리설을 믿고 무리하게 경희궁이라는 새 궁궐을 지었다.

19세기 후반에 들어와 조선왕조는 왕권강화를 보여주기 위하여 폐허로 있던 경복궁을 복원하였다. 그러나 조선왕조는 외세에 시달리면서 경복궁에서 왕비가 일제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에 임금은 외국공사관들이 가까이 있는 경운궁으로 복귀하고 석조전을 지으면서 근대적인 궁궐체제를 갖추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1910년 마침내 조선왕조는 일제에 의해 막을 내리게 되고 마지막 임금의 아버지가 기거하던 경운궁은 덕수궁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이리하여 조선왕조는 5백년 역사 속에 5대궁궐을 남기게 되었다. 그러나 일제는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고 경희궁에는 중학교를 세우며 의도적으로 파괴하여 근래에 들어와 복원하게 되었다. 따라서 5대궁궐의 핵심 건물은 경복궁과 창덕궁 그리고 덕수궁에서 만날 수 있다.

1. 경복궁 근정전

조선왕조 궁궐 중 가장 권위 있는 건축은 경복궁이며, 경복궁의 핵심은 근정전이다. 궁궐의 정문인 광화문을 비롯하여 3개의 문을 거쳐 들어오며 3단의 석축 위로 2층 전각이 활짝 날개를 편 모습으로 우아하면서도 장엄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 베이징의 자금성에 비하여 규모는 작지만 배경을 이루는 북악산과 인왕산과 어우러지면서 자연과 인공의 행복한 조화를 보여준다. 앞마당에 깔린 박석은 거친듯하지만 자연스러움과 함께 햇빛을 난반사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으며 난간에 있는 14마리의 동물조각이 정겹게 조각되어 있어서 궁궐의 권위와 함께 인간적 친숙미를 느끼게 한다.

2. 경복궁 경회루

경복궁의 경회루는 연회를 위한 공간으로 화려하면서도 사치스럽지 않은 궁궐건축의 진수를 보여준다. 네모난 연못을 파고 약1000평방미터에 달하는 2층 누각으로 되어 있는데 약 1200명이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2층 내부는 3단으로 구획되었으며 문짝으로 공간을 기능적으로 분리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누각에 올라 사방을 바라보면 궁궐건축과 산과 나무가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전망을 즐길 수 있다. 넓은 연못에는 두 개의 섬을 설치하고 나무로 조경하여 연못은 더욱 운치 있는데 이 섬이 있음으로 해서 연못의 물은 자연스럽게 여러 곳으로 골고루 퍼져 돌아나가게 된다.

3. 창덕궁 부용정

창덕궁은 궁궐의 제요소를 다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후원을 갖고 있다는 것이 큰 자랑이다. 생활공간의 여러 전각을 거쳐 뒷산 언덕을 가볍게 넘어가면 후원의 하이라이트는 부용정과 만나게 된다. 원래는 평범한 산자락에 불과했지만 15세기에 샘물을 파서 연못을 만들고 영화당이라는 편안한 정자로 시작되었는데 18세기 들어와서는 학자들이 공부하는 규장각 건물과 뱃놀이를 구경할 수 있는 화려한 부용정을 곁들여 마치 자연이라는 거실에 크고 작은 가구를 배치한 듯한 조화로움을 보여준다. 오래된 나무와 자연스럽게 가꾼 꽃밭이 궁궐다운 품위와 함께 인간미 넘치는 정원으로 되었다.

4. 창덕궁 낙선재

창덕궁에는 기능을 달리하는 아주 많은 건물들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낙선재는 19세기 임금의 서재이자 손님을 맞이하는 사랑방으로 궁궐건축이면서도 당시 양반건축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이런 이유로 낙선재는 단청을 하지 않았고 왕실의 분위기가 아니라 평범한 선비가 기거하는 공간인 듯한 검소함을 보여준다. 대청마루를 중심으로 하여 오른쪽엔 편안히 쉴 수 있는 방이 있고 왼쪽으로는 마치 정자에 올라앉아 있는 듯한 기분으로 손님과 담소를 나눌 수 있다. 창살을 비롯한 건물의 디테일은 멋이 크게 드러나지 않은 감추어진 아름다움이 있다.

5. 덕수궁 정관헌

덕수궁은 조선왕조 역사의 마지막을 장식한 미완의 근대적 궁궐이다. 외세에 시달림을 받으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석조전을 지으면서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려 했지만 끝내는 왕조의 막을 내리고 말았다. 전통 목조건축과 신식 석조 건물이 공존하는 덕수궁의 높은 언덕에는 정관헌이라는 파빌리온이 있다. ‘조용히 바라보는 집’이라는 이 건물은 임금이 커피를 마시며 사색하던 공간이다. 러시아 건축가가 설계한 이 정관헌은 서양식 건축이면서 동양적인 분위기를 지니고 있어서 이루지 못한 왕조의 꿈과 함께 동서 문화의 만남을 보여준다.

Words by 유홍준
참여: 모든 표현 수단
이 스토리를 친구와 공유
Google 번역
찾아보기
주변
프로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