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태생인 권하윤에게 DMZ는 언제나 금지된 공간이었다. DMZ가 개방되는 날을 상상하곤 했던 작가는 신화처럼 되어버린 그 공간을 이해하고 좀 더 개인적인 방법으로 접근하기 위하여 DMZ에서 근무했던 군인들을 인터뷰하기 시작한다. 김 병사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 ‹489년›은 그곳에서 복무했던 군인들의 기억을 통해 관객으로 하여금 그들만의 DMZ를 방문하도록 이끈다. 작품 속에서 김병사는 금지된 곳이자 자연이 권리를 되찾은 공간인 ‘미확인 지뢰지역’에서의 경험담을 들려준다. 작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한 군인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는 초대장을 제시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금지된 공간을 좀 더 인간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