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형근의 작업에서 군인들이 드러내는 불안감의 미묘한 흔적들과 마주하게 되는데, 이는식민지 지배와 수십 년 간의 군사 정권으로부터 비롯된 외상의 유산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오형근이 찍은 사진들은 그 어떤 폭력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그의 사진들은 오히려 폭력을 예감하고 그것을 극복하려 애쓰는 군인들의 집단적인 외상을 나타낸다. 오형근의 연작이 지니는 또 다른 중대한 점은, 예상치 못한 종류의 모호한 불안감을 군인들의 모습에서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것은 국가안보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과 젊은 군인들이 추구하는 세속적 가치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에서 변화를 겪고 있는 오늘의 군사문화에서 비롯되는 것이다—『In the Midst of Shifting Anxieties』, 문영민 글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