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진(1973-)은 미술사와 같은 고급문화에서부터 영화, 애니메이션 등 대중문화 영역에 이르기까지 상투화된 재현이미지들을 차용하고 그 배경에서 작동하는 성정치학적 이데올로기를 노출하고 공격하는 전략에 기반한다. 작가는 남성과 여성, 흑인과 백인, 젊음과 늙음, 아름다움과 추함 등 세상의 가치들을 규정짓는 모든 판단의 기준이 바로 인간의 살(육신)에서 비롯되었다고 보고 모든 살을 제거함으로써 인간을 바라보는 편견의 시선들을 거둬들인다. 탐욕과 욕망의 대상으로 자본주의 상품이 된 신체, 정상과 비정상의 가치를 결정하는 사회적 규범의 제거를 통해 인간은 비로소 진정한 자기해방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