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Obscure Tornado›(2019)는 아직 한반도에 남아 있는 불길한 전쟁의 그림자를 토네이도로 표현한 작업이다. 불안과 공포는 어떤 현상이 모호하고 불확실 할 때 극대화 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전쟁 분위기였다. 날 선 비수 같은 공방이 북미 간에 교차하면서 금방 전쟁이 터진다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먼 나라의 비극이 우리의 턱 앞에 놓인 듯했다. 바깥 풍경을 바라보던 작가는 그날따라 먹구름이 롯데월드타워 상부를 지나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데,강력한 전쟁의 회오리가 멀리서 트림하는 듯한 이 광경은 작가에게 마치 하나의 토네이도처럼 전쟁의불길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여전히 GP로 들어가는 길은 까다롭고 복잡하며 휴전선의 통문은 여러 겹의 철조망으로 이중 삼중 빈틈이 없는 모습이다. 물샐틈없는 이 철조망은 아직도 여전히 우리가 대치 상태에 있음을 증명한다. 김선두는 작품을 통해 전쟁의 그림자가 가시지 않은 불안한 평화 혹은 일시적 안정을 은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