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익의 <너를 보내며>는 1995년 파란 물방울무늬로 시작하여 17년이라는 시간을 거쳐 완성되었다. 2005년 자신의 육체를 드로잉하고, 2009년 한 해 동안 작업실 밖 처마에 두었다가, 다시 2010년에 금색 칠로 문양을 장식했다. 마지막으로 2012년 서울시립미술관 전시에서 관람객의 낙서로 훼손되자 작가는 이 사건을 작품의 완성시점으로 보고 캔버스를 유리관 액자에 넣어 봉인했다. 김용익이 그의 작품에서 형식과 개념, 모더니즘과 탈 모더니즘이라는 양 극단을 오가며 균열과 긴장을 만들어 온 것은 모더니즘의 소통부재에 대한 비판 의식에서 기인한다. 결국 그의 작업은 예술과 삶 사이의 간극을 좁히고 양자 간의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기 위한 끊임없는 질문의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