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송탄역 인근의 신장쇼핑몰(구 월드 프라자)로 불리는 백색의 거대한 건물은 몇 년 전 화재로 건물의 대부분의 기능을 상실한 채 지역민들의 골칫거리로 남아있었다. 인근의 주변 상권과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작용보다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아로 지내온 것이다. 거리를 걷는 많은 사람들은 경관상 의 이유와 지역 경제 문제라는 이유만으로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운 건물을 만들기를 원했다. 우리는 언제인가부터 쓸모없는 것은 버리고, 없애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한다. 갖고 있는 것에 대한 소중함이나 추억은 새로움에 대한 기대감으로 쉽게 잊어버리고, 남아 있는 것은 단지 과거에 대한 부끄러움이라고 치부하는 것이다.
신장 쇼핑몰은 과거 1990년대 초반 평택시가 안고 온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곳이다. 미군부대 근처의 기지촌, 한국안의 또 다른 미국, 미국식 문화와 한국의 문화가 결합된 사생(私生)적 문화 등 그리 긍정적이지 못한 부분들이 담겨있다. 하지만 21세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부끄러운 것이기보다 는 우리가 살아온 과거의 모습에 대한 반성으로 남을 공간이기도 하다. 이러한 과거의 흔적 위에 제작된 작품들은 그동안 쏟아낸 부정적 시선들에 대한 긍정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작품제작에 참여한 두 작가는 현장의 이야기와 분위기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속에 작은 울림을 선사하길 바라며 ‘연인의 포옹’과 ‘함박웃음의 캐릭터’가 사람들의 가슴속에 긍정의 울림을 던진다면 충분하게 새로운 탄생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브라질의 Alex Senna와 한국의 Sixcoin(정주영)은 이런 국제적 이미지에 평택이 안고 있는 지역의 부정적 이미지의 상징인 건물에 ‘화합’과 ‘소통’으로 출발해서 타인에 대한 ‘사랑’으로 확장하는 작품을 제시하였다. 평택시의 <born again>은 예술이 한정된 공간에서 일정한 소양을 갖추고 감상하는 형식적 행위가 아닌 우리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하고 난해한 미사 어구를 사용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2014년 경기도미술관의 국제전 <art on the street>에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미술관이 아닌, 사람들이 거니는 거리로 전시가 확장되는 출발점이 되었다.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작품을 기획하고 작품이 제작되는 과정을 대중들에게 공개함으로써 결과만 보여주는 기존의 미술과는 차별화된 시도가 진행되었다. 누구나 자유롭고 흥겹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평택시 송탄관광특구 공공미술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현장의 모습을 통해 대중과 예술이 만나는 경기도미술관의 공공미술의 신(新) 항해를 꿈꾸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