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종梵鍾은 절에서 시간을 알리거나 사람들을 모을 때, 의식을 거행할 때 사용하는 종을 말한다. 범종 소리는 부처님의 말씀에 비유되기도 하며 지옥에 떨어져 고통 받는 이들이 소리를 들으면 구제받을 수 있다고 한다. 중국이나 일본의 경우, 한자로 종은 ‘쇠 금金’ 변에 ‘아이 동童’자가 있는 ‘鐘’자를 쓰는 반면 한국에서는 종에 기록된 명문에서도 볼 수 있듯 ‘쇠 금’ 변에 ‘무거울 중重’자가 있는 ‘鍾’자를 쓴다.
한국의 종은 중국, 일본의 종과 쓰는 한자가 다를 뿐 아니라 모습에도 차이가 있다. 중국이나 일본 종의 경우에는 종뉴(용모양을 하고 있다고 하여 용뉴라고 부르기도 함)가 두 마리의 용이 서로 등지고 있는 데 반하여 한국은 한 마리의 용이 머리와 다리를 뻗고 있는 모습인데다 옆에는 중국이나 일본 종에서는 볼 수 없는 용통甬筒(음통音筒, 음관音管이라고도 함)이 있다. 또한 종 표면 위 아래로 보상화 무늬나 모란당초무늬를 새긴 띠와 4개의 연곽蓮廓(유곽乳廓이라고도 함)이 있고, 연곽 안에는 각각 9개의 연두蓮頭가 있다. 그리고 몸통에 비천상飛天像과 종을 치는 부분에 당좌撞座를 새겼다. 한국의 종은 아름다운 곡선과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종소리로 널리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