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반을 세워놓은 듯한 모양의 몸통부분이 매우 풍만한 느낌을 주는 편병이다. 어깨와 몸통부분을 백토분장(白土粉粧)한 후, 어깨부분에는 국판문대(菊瓣文帶)를 둘렀다. 몸통부분은 앞면과 뒷면, 그리고 양 측면의 네 개의 문양대로 나누고, 앞·뒷면에는 활짝 핀 연꽃과 그 사이를 노니는 물고기와 한가로이 헤엄치는 이름 모를 새의 모습을 박지(剝地)와 조화(彫花)기법을 사용하여 꽉차게 묘사하였다. 한 여름날 연꽃이 활짝 핀 연못을 배경으로 한, 서정적인 한 폭의 그림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양 측면은 다시 상·중·하 3단의 문양대로 나누고, 각 문양대에 간략한 화문과 연판문대(蓮瓣文帶)를 배치하였다. 담갈색 기운이 감도는 맑은 분청유약이 전면에 입혀졌는데, 빙렬이 있으며, 광택이 좋다. 굽은 단정하게 깎은 다리굽으로, 굽다리바닥에 모래를 받치고 구웠다. 문양이 매우 서정적이면서도 전체적으로 깊고 그윽한 맛을 느끼게 하는 조선초기 박지분청사기를 대표하는 절품(絶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