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전기의 백자호(白磁壺)를 연상시키는 형태를 가진 청자호(靑磁壺)이다. 몸체의 입부분은 작고 밖으로 말렸으며, 어깨부분이 급하게 벌어져 전체적으로 양감이 풍부하다. 3단으로 이루어진 뚜껑의 중앙에는 보주형(寶珠形)의 꼭지가 붙어 있다. 태토(胎土)는 치밀한 백자태토이다. 반투명한 연녹색의 청자유약이 입혀졌는데, 부분적으로 빙렬이 있으며, 광택이 좋다. 굽은 안다리굽으로 굽바닥의 유약을 훑어내지 않고 모래를 받치고 구웠다. 뚜껑은 안쪽면에 12개의 태토빚음눈을 받치고 구운 흔적이 남아 있다. 궁중에서 특별한 용도를 위하여 소량만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항아리로서, 전체적인 형태와 유색이 빚어내는 고아(高雅)한 분위기가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