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에 조사된 용강동 돌방무덤에서 출토된 토용이다. 용강동 돌방무덤은‘개무덤’혹은‘고려장’으로 불리던 무덤으로, 남자토용 15점과 여자토용 13점, 청동제십이지신상 7점이 함께 출토되었다. 문관상은 머리에 복두를 쓰고 왼손과 오른손을 아래위로 포개어 홀笏을 들고 있으며, 손가락의 선들이 매우 또렷하다. 얼굴은 덥수룩한 턱수염이 잘 표현되어 있으며, 우뚝 솟은 코, 꽉 다문 입, 지그시 감은 눈 등 마치 서역인을 연상케하는 모습이다. 홀에 연결된 드리개[佩飾]는 옆구리의 뒤쪽에서 연결된 가닥과 매듭을 이뤄 V자 형태를 보이며 밑으로 쳐졌다. 긴 겉옷은 땅에 닿아 있고, 두 발은 어깨 너비로 벌리고 있으며 신발의 끝만 보인다. 고운 점토로 만들어 구운 다음, 몸 전체에 백토를 입히고 그 위에 붉은 색으로 칠한 흔적이 얼굴과 발에 남아 있다. 다소 경직된 문관상의 모습은 앞 시기의 생동감 넘치는 토용들과 대조적이다.『삼국사기三國史記』를 보면 ‘진골은 홀을 잡을 수 있다’는 기록이 있는데, 무덤 주인공은 왕족이나 높은 지위에 있었던 인물로 여겨진다. 문관상은 당唐의 복식服飾을 보여주고 있는데,『삼국사기』진덕왕眞德王 3년(649)에‘始服中朝衣冠’이라는 기사를 통해서도 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