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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포지션59 A

정보영2016/2016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광주광역시, 대한민국

제 1차 세계대전 후 열악한 경제 상황 속에 늘어나는 도시 서민들에게는 물자와 집, 생활에 필요한 쓸만한 제품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이는 바우하우스의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현대적이고 효율적인 주거공간과 생활상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기술적 혁신을 찾고, 산업화에 발맞추며 기능주의적 사고를 중시한 시대적 배경이 되었다. 전후의 한국에서도 산업과 경제가 빠르게 발전하며 도시인구가 급격히 증가했고, 근대화와 효율적인 공동 주택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킬 대단지 아파트가 전통적인 한옥의 주거방식을 대체하게 되었다. 바우하우스와 동시대 건축가들이 제시한 도시개발 방식과 모듈러 이론 등을 모델로 출현한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 형태의 공동 주택들이 전세계에 세워졌고, 급격한 근대화와 산업화의 물결 속에 오늘날 도시 거주 한국인들 대다수의 삶을 담은 주거형태가 되었다. 반 세기를 지나며 한국인의 사회 문화적 욕구를 반영하며 진화되어 온 한국의 아파트는 그 안팎에 바우하우스적 정신과 모더니즘의 영향 뿐 아니라 한국인 고유의 삶의 방식과 욕구, 주거문화의 과거와 현재가 깃들어 있다. 특히, 부족한 자원과 공간을 최대한 조화롭고 아름답게 활용하기 위한 노력으로 그 선과 면, 용도가 재구획되고 변화되어 왔다는 점에서, 200년 전부터 귀했던 옷감의 자투리 조각을 조화롭게 활용한 데서 유래한 조각보의 전통에 닿아 있다고 생각된다. ‘한국적 구성 59A’는 오늘날 도시거주 한국인들이 살고 있는 대단지 아파트 평면도에 조각보의 전통 공예기법, 그리고 한국의 전통색이 지녀온 공간적, 정신적 의미를 조합해 오늘날 한국의 시대상과 정체성을 재조명한다. 한국의 전통색인 오방색(ㅁ)은 음양오행설에 따라 오행의 각 기운을 지닌 청(ㅁ), 적(ㅁ), 황(ㅁ), 백(ㅁ), 흑(ㅁ)의 다섯 가지 기본색으로, 동서남북 및 중앙으로 이루어진 오방(ㅁ)의 색이다. ‘한국적 구성’에서는 이들 오방색의 전통적 의미를 바탕으로 ― 동쪽(청색: 나무, 출생), 서쪽(백색: 가을, 태양), 남쪽(적색: 불, 여름, 생명력, 양), 북쪽(흑색: 겨울, 물,슬픔, 음), 중앙(황색: 토양, 조화, 우주 중심) ― 오늘의 보편적 가치와 개인적 연상에 근거해 색의 의미를 재정의했다. 청(침실-휴식, 잠, 재생의 시간, 새벽, 밤하늘의 색), 적(주방–불을 사용, 요리, 가족간의 따뜻함을 공유), 황(거실-전통적 한옥의 마당같은 공간, 공동의 공간, 만남, 중앙, 공간들의 연결), 백(화장실–씻고 깨끗이 하는 공간), 흑(벽- 빛과 소리를 차단)이 그 다섯 색이고, 여기에 중성색 황회색을 더해 한옥 공간의 처마 밑, 마루 공간 등에 해당하는, 완전히 외부도 내부도 아닌 공간, 아파트의 발코니나 유틸리티룸, 현관 등을 표현했다. 기하학적 색면 추상이 연상되는 이 구성 속에 오늘 수많은 개인과 공동체의 삶, 여성의 삶, 가족의 삶이 구획되고 있다. 오늘 한국인의 미학이며, 바우하우스적 기능주의, 모더니즘의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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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컴포지션59 A
  • 제작자: 정보영
  • 제작연도: 2016/2016
  • 위치: 2019 광주디자인비엔날레
  • 크기: 54 x 58 x 3.8cm
  • 작품유형: 패브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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