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읍성邑城을 쌓을 때 썼던 것으로 성벽이 무너지면서 발견되었다. 4개의 네모난 돌기둥을 조합시켜 조각된 두 면을 표면으로 사용하였던 구조물이다. 네 면에는 나한으로 추정되는 승형僧形의 입상을 도드라지게 새겼다. 나한이란 아라한阿羅漢의 줄임말로, 불교의 수행자 가운데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성자를 말한다. 나한상은 머리를 약간 숙여 공양하고 있는 측면상으로 손잡이가 달린 향로 등을 들고 있다. 연꽃좌대 위에 서서 오른쪽으로 걸어가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신발의 앞코가 살짝 들린 모습이 석굴암의 나한상과 유사하다. 전신을 감싼 납의衲衣에는 굵은 옷주름을 새겼다. 통일신라시대 8세기 중엽 경에 제작된 석굴암 십대제자상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