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빈(任相彬, 1976- )의 작업은 ‘도시’와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에게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만남, 관계, 충돌을 주목한다. 그것은 사람과 도시, 자연과 인공, 과거와 현대, 동양과 서양, 실재와 가상, 분자적 욕망과 획일적 통제 등의 만남, 관계, 충돌이다. 그의 작업에서 이것들은 서로 비선형적으로 접속되면서 중층적 의미망을 형성한다.
<덕수궁-서울>은 서울을 소재로 다룬 작업이다. 사실 그는 서울 풍경을 본격적으로 제작하기에 앞서 뉴욕의 맨해튼 광경을 찍었다. 서울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며 자연과 인공이 어우러진 곳이다. 서울에는 화려한 궁궐이 다수 있으며, 그 궁궐 뒤에는 울창한 산이 있고 그 앞에는 최첨단의 빌딩이 가득하다. 이에 비해 역사가 짧은 맨해튼에는 옛 유적이 거의 없으며, 도시 한가운데 자리한 센트럴 파크도 인공으로 조성된 녹지이다.
<덕수궁-서울>은 덕수궁 안에서 밖을 바라본 광경이다. 높은 마천루들이 덕수궁을 위압적으로 포위하고 있지만, 덕수궁은 고풍스럽고 한적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