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를 만드는 증류기로 제주도에서는 ‘소주고수리’라고 부른다. 허리가
잘록한 눈사람같이 생긴 그릇의 위, 아래, 중간이 모두 뚫어졌으며, 허리
위에 긴 코같은 대롱이 달려있다. 크기는 대략 40-60cm 정도의 높이이
며, 큰 것은 아랫부분에 두 개의 손잡이가 달려있다. 뚜껑은 놋대야나 무
쇠 솥뚜껑을 이용하였다. 솥뚜껑인 경우에는 손잡이가 밑으로 가게 덮
는다. 술의 재료를 솥 안에 넣고 그 솥 위에 이 소주고리를 올려놓고 끓
이면 그 증기가 솥뚜껑이나 대야 밑에 서린다. 이때 그 위에 찬물을 부
으면 증류되어진 소주가 대롱을 통해 흘러내리게 된다. 이 찬물(냉각수)
은 자주 갈아 부어야 한다. 증기가 빠져나오지 못하게 솥과 소주고리와
뚜껑과의 틈새는 밀가루를 반죽하여 메운다.
대개 오지로 만들지만 간혹 구리나 놋쇠로 만든 것도 있다. 구리나 놋
쇠 제품은 위아래가 따로 분리되게 만들어졌으나, 오지제품은 한데 붙
여 만든 것이 대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