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검은 입자들의 군집
커다란 공간을 채우고 있는 많은 사람들. 그들은 서로를 스쳐 지나가지만, 서로의 존재는 허공으로 사라진다. 황경현은 2013년부터 지하철, 터미널, 관광지, 기차역 등을 끊임없이 유랑하는 군중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드 로잉하고 있다. 한발자국 뒤로 물러서 전지적 시점에서 군중을 바라보고, 관찰한 현대인 본연의 모습을 재발 견하고자 한다. 종이 위에 검은 입자들을 고착시키며 풍경을 재현하고, 강렬한 흑백 대비를 통해 정착할 수 없는 인간의 내적 불안감과 또 그 속에서 미묘하게 공존하는 이상을 회화의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황 경현은 회화작업에 있어 재료의 물성과 구도, 대상을 재해석하는 과정 등 화면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중 간매체 활용과 작업 활동영역도 다양하게 확장시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