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가 여흥민씨(驪興閔氏) 집안의 일원들과 문안인사를 나누거나 집안일에 관련한 조치들을 주고 받은 한글 편지이다. 명성황후의 개인적인 부탁 외에도 왕실의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 실려 있어 역사적 의미가 매우 높다.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글씨 보고 밤사이에 아무 탈 없이 지낸 일 든든하며, 여기는
주상전하[상후(上候)]의 문안도 아주 평안하시고,
동궁(東宮)의 정황[제절(諸節)]도 매우 편안하시니 축수(祝手)하며, 나는
한결같다. 오늘 일기는 온화하다. 원래 일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통탄
스럽다[만만가통(萬萬可痛)]. 처음 일은 이군부(李君父)가 잘못한 일이나, 다시 작당하
여 조관(朝官)을 결박하여 온 일은 분수에 넘친 것이 가장 심한 일인데,
도승지[도령(道令)]가 금하지[금칙(禁飭)] 아니하고 전에 없는[무전(無前)] 변괴(變怪)를 내었
느냐? 시방 이런 기강(紀綱)의 분수에 지나친 것을 예사롭게 처치하겠느냐?